스몰그릅네트워크 - 스티브 글래이든

교회, 예배, 소그룹, 또 다른 팬데믹 대비해 온-오프 병행이 필요

미국 크리스천 소그룹 사역단체인 ‘스몰그룹네트워크(SGN·smallgroupnetwork)’가 한국어 사용자들을 위한 서비스를 시작한다.

스티브 글레이든 대표는 캘리포니아주 단체 사무실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우리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소그룹의 중요성을 더 강하게 인식하게 됐다”며 “전 세계 소그룹과 크리스천을 연결하는 인터넷 플랫폼 SGN을 한국에 소개하는 사이트를 열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SGN은 2006년 글레이든 대표 등의 제안으로 미국 새들백교회(릭 워런 목사)에서 처음 시작됐다. 전 세계 100여개국 소그룹 사역자와 소그룹 운영에 필요한 자료를 공유하고, 지역별로 소그룹 콘퍼런스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어 서비스 스몰그룹코리아네트워크(SGK· smallgroupkorea.com)는 현재 영어로 된 소그룹 자료 일부를 한국어로 번역했고 점차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글레이든 대표는 ‘목적이 이끄는 소그룹의 저자로, 8000개 넘는 새들백교회 소그룹 담당 목사이기도 하다.

글레이든 대표는 새들백교회를 사례로 소그룹의 중요성과 역할을 설명했다. 그는 “큰 교회에서 교인들은 대개 고립감을 느끼기 쉬운데 팬데믹 상황에서는 그런 감정이 더 커질 수밖에 없었다”며 “트라우마에 빠졌을 때 필요한 것은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는 메시지다.

소그룹은 팬데믹 초기 ‘연결’에 초점을 두고 일주일 내내 서로를 돌본다는 느낌이 들 수 있도록 애썼다”고 했다. 이 기간 새들백교회 소그룹은 줌(ZOOM) 등 영상으로 만났다. 이에 따라 현재 새들백교회 온·오프라인 참석자 비율은 팬데믹 이전 1대 2에서, 이후 2대 1로 역전된 상태라고 한다.

글레이든 대표는 “소그룹의 핵심 기능은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하는 제자를 만들어가는 것”이라며 “고린도전서 13장 말씀처럼 사랑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다. 교회는 사람들에게 줄 것을 너무 많이 갖고 있고 나눠야 한다. 이것이 스몰그룹네트워크의 목표”라고 말했다.

교회 예배나 소그룹 모임은 코로나 이후에도 온·오프라인의 병행이 필요하다고 예견했다. 그는 “나는 이미 5차례 다른 종류의 팬데믹을 겪었고 코로나19가 끝이 아니라고 확신한다”며 “온·오프라인을 병행해야 또 다른 팬데믹에 유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고, 인터넷이 계속 우리 삶에 확장되기 때문에 이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디서 모이느냐는 중요치 않다고 봤다. 이유는 단순했다. “교회에서, 소그룹에서 무엇을 생산해낼 것인가. 우리는 예수님의 제자들을 생산해야 한다”며 “교회는 종종 구체적인 목적지를 말하지 않는다. 집 주소를 알아야 그 집을 찾아가듯, 믿음의 구체적인 목적을 알려줘야 믿음의 성장을 경험할 수 있다”고 했다. 이런 의미에서 스몰그룹네트워크는 성경을 기반으로 진정한 크리스천으로서 정체성을 확립하고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자료를 갖추고 있다고 했다.

글레이든 대표는 건강한 소그룹 리더를 양육자에 비유했다. 그는 “성경은 서열 위주의 관료제가 아니라 사랑이 요체인 가족에 기반을 두고 있다”며 “인간의 성장이 단계적이듯 믿음의 성장도 그렇다. 처음엔 두려움이 있지만 쉽고 작은 일부터 시작하면서 두려움을 이기며 믿음도 단단해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모가 자녀 양육을 포기하지 않듯 교회도 성도들을 성장시키는 일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소그룹을 활용한 진정한 변화를 위해서는 성도 관계 선교 구조 문화 5가지가 모두 변해야 한다고 했다. 글레이든 대표는 “소그룹은 교회라는 몸을 살아 움직이게 하는 심장과 같은데 제 기능을 하려면 구성원의 관계가 수평적이어야 한다”며 “담임목사가 교역자나 교인과 종종 차를 마시며 친해지는 관계의 변화가 그 시작”이라고 했다. 교회의 수직적 의사결정 구조는 건강한 소통과 변화를 막을 수 있다는 얘기다.

글레이든 대표는 일부 한국교회를 둘러싼 논란과 그로 인해 교회를 떠나는 이들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그러면서도 “교회에 가고 안 가고는 선택이 아니다. 하나님을 믿고 사랑한다면서 몸 된 교회에 가지 않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하나님이 우리에게 교회를 주신 것은 교회가 완벽해서가 아니라 새 술을 새 부대에 담듯 새롭게 만들어가라고 주신 것”이라고 했다.

정치와 경제 문제를 둘러싼 교회 내 갈등에 대해서도 답했다. 그는 “우리는 이 땅에서 제자를 만들어가는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다. 크리스천은 그날의 뉴스에 머물러선 안 되고 하나님 말씀에 충실해야 한다. 그럴 때 세상의 논쟁은 문제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예수님을 따르러 왔지, 예수님이 어떻게 투표할지 알려고 모인 게 아니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지난 6월부터 릭 워런 목사의 후임자를 찾고 있는 새들백교회의 상황에 대해서도 물었다.
그는 “새들백교회는 목적이 이끄는 교회이지, 목사가 이끄는 교회가 아니다. 하나님께서 후계자를 불러 주실 것”이라고 했다.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220010&code=23111111&sid1=chr